살아가다 보면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20 ~ 30대엔 젊으니
웬만해선 병원을 찾지 않고,
설령 병원을 간다 해도
큰 병을 의심하진 않는다.
물론, 요즘은 젊은 사람에게도
큰 병이 왕왕 생긴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중년 이후 성인에 비하면
그 빈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제도가 너~무 잘 되어있어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무료로 정기 검진을 받을 수 있게 해 주고,
심지어 기업에서도 직원 복지차원으로
종합건강검진비를 지원해 주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제도가 있음에도
모든 병을 완벽히 조기 진단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불치병이 아닌 이상
치료 못 할 병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병원이 멀고, 돈이 없을 따름이라....
얼마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정기검진을 꼬박꼬박 받아오시던
아버지께서 속이 불편하다고 하셔서
동네 병원을 방문하여 내시경을 해 본 결과
위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조직검사도 할 필요 없이
암이 확실하다며
큰 병원을 가라고 했다.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이런 진단을 받아 들고 보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멍~ 하게 있기 마련.
이럴 땐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위기 시에 열어보라던
비책주머니 같은 것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들에겐 당황함 밖에 없다.
똑같은 상황에 계신 분들을 위해
그리고, 그 경험을 잊지 않기 위해
정리해 본다.
:
:
상급병원으로 가기 위해
[동네 병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았다.]
※ 진료의뢰서는 유효기간이 있다.
(발급받은 날부터 7일; 공휴일 제외)
★ 이 외에도 받은 검사가 있다면
관련 검사자료 or 영상자료를 받아야 한다.
:
:
이래저래 들어왔던 얘기는 있어서
서울 큰 병원을 가야 할 것만 같다.
간다면 어떤 선생님을 찾아야 하나?
서울 유명 병원 명의에게 치료를 받으려면
몇 달을 대기해야 한다는데...
온갖 생각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우선,
[ "명의" 키워드로 인터넷 검색]
다행스럽게도
많은 분들이 명의를 잘 정리해 놓은
블로그가 있어 참고가 되었고,
각종 기사들을 통해
명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천만다행으로 집 가까이 있는
창원삼성병원에 서울 삼성병원에 계시던
명의께서 내려와 계신다는 것을 확인.
해당 병원 홈페이지를 방문
"처음진료 빠른 예약"코너에
휴대폰 전화를 입력, 신청을 완료했다.
얼마지 않아 담당 간호사로부터
전화가 왔고, 동네병원 진료사항과
진료받고자 하는 선생님을 말씀드리니
[최대한 빠른 일정으로 예약]
을 잡아 주셨다.
진료 당일(11월 27일), 병원에 도착하여
제일 먼저 로비 중앙 안내소에서
진료의뢰서를 등록하고,
담당 진료과 병동으로 이동하여
병동 앞 키오스크에 주민번호를 입력
출력돼 나오는 도착증을 가지고
홀 내에 있는 혈압계에서 혈압을 젠 후
출력 지를 뽑았다.
그리고는 미리준비해 간 서류
(진료의뢰서, 각종 영상자료 등)와
도착증, 혈압측정지를
카운터에 제출하니
진료대기자에 등록을 시켜 주었다.
외과 담당 교수님께 진료를 받으러 가니
암이 확실한 것 같지만
정확히는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그래서 내과로 협진을 넣어주셨다.
협진은 기존 예약자들 사이에 들어가야 해
1시간 이상 기다려야만 했다.
이윽고, 우리 차례가 되어
내과 교수님께 진료를 받게 됐고,
연세도 많으시니 최대한 빠른 시간에
내시경검사를 할 수 있게
fast 등록을 해 주셨다.
(내부적으로 긴급을 요할 때 지정하는 것인 듯)
우리는 그것이 당일 가능한 것인 줄 알고
내시경 검사실로 이동하였지만,
아무리 빨라도 익일 09시는 되어야 한다고..
어쩔 수 없이 또 하루가 필요했다.
그래도 당일 할 수 있는 피검사, 소변검사,
심전도, 심장초음파 검사는 모두 마무리했다.
익일(11월 28일).
아침 일찍 부모님께서 도착하셨다.
08시 30분에 CT촬영 예약이 잡혀있어서다.
흉부 X-RAY사진을 먼저 찍고,
CT촬영실 카운트로 가 접수를 하니
어제 피 검사한 결과, 신장수치가 좋지 않아
바로 촬영을 진행할 수는 없고
신장내과 의견을 듣고
진행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그쪽으로 예약을 해 줬다...
09시 30분에 내시경 검사 예약이 돼있어
일단은 검사실로 향했다.
83세로 연세가 있으시지만
이곳은 응급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돼있기에
모든 환자에게 수면내시경을 시행한단다.
(내가 알기로 일반 병원에선
만 70세 이상은 해주지 않는다고..
그리고, 노인들 중엔 수면내시경하면
죽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우리도 그랬으니... 그러나 걱정 안 해도 됨)
회복시간까지 포함 약 30분이 걸렸다.
환자 대기실에 잠시 앉아계시라고 한 후
한 층아래 신장내과로 가 접수를 했다.
다행히 30여분 만에
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고
CT 조영제가 신장에 무리를 줄 순 있으나
찍는 것이 찍지 않는 것보다는
얻는 이익이 더 크기에 찍으라고 하시며
검사 이후 신장상태 확인을 위해
CT검사 이틀 후 피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그래서 즉시 1층 CT실로 이동하여
촬영을 요청하였으나,
내시경을 한 지 두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속에 가스가 남아있으므로
제대로 된 영상을 얻을 수 없다며
점심시간 직후에 촬영을 하자기에
어쩔 수 없이 공복상태로
한 시간을 더 기다려야만 했다.
전날부터 공복상태인 노인에겐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겠지만...
아버지께선 아무 불평 없이 잘 견디셨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대기 없이 첫 번째로 CT촬영을 했다.
이로써 모든 검사를 완료하고
1층 식당에서 죽 한 그릇을 드셨다.
노인들만 오셨더라면
이동이 신속하지 않아 '며칠에 걸쳐
검사를 받아야 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제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며칠 후
담당 간호사의 연락이 왔다.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
CT영상을 교수님께서 보시고는
진행성 암으로 판단하셔서
빨리 수술일자를 잡아 주시겠다고"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그러겠다고 답을 하니
"검사결과를 보러 오는 날
입원준비를 해오라"고 했다.
수술은 다음날 아침 8시.
검사 일로부터 8일 만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아버지께선 큰 통증 없이
생활하실 수 있었다.
수술 당일(12월 7일)
담담히 침대에 누워 들어가셨다.
수술시간은 대략 2시간 남짓.
대기실에서 한 참을 기다린 끝에
수술이 끝나고 교수님께서 나오셨다.
위암 2기로
위 일부 절제술을 시행했고,
다행히 다른 장기 전이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셨다.
다만, 고령이신 관계로
이후 관리를 잘하셔야 한다고...
12시쯤 중환자실에서
입원실로 옮겼다.
당초 4인실을 신청하였으나
자리가 없어 자리가 날 때까지
2인실을 이용했다.
다들 아시겠지만,
2인실은 6인, 4인실에 비해
더 비싼 반면, 한 명이라도
다른 환자가 있기에 프라이빗하진 않았다.
그리고, 좁은 느낌도 있어 갑갑했다.
다행히 수술 다음 날
4인실로 옮길 수가 있었고,
개방감이 있어 훨씬 좋았다.
물론, 이런 느낌은
100% 주관적 느낌이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은
수술 직후 이틀 정도는
환자가 마취의 영향으로
제정신이 아닌 경우가 많으므로
옆 환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고,
간호하는 가족도 맘 편하게
1인실을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어차피 암 진단이 되고부터는
병원에서 건강보험 중증등록을 해주므로
비용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적은 금액은 아니다.
하루에 몇십만 원 하니까..)
한 가지 더!
확진되기 전에 검사한 비용은
중증환자 건강보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
이후부터는 상당한 혜택을
받을 수 있음.
대략 10일 정도 입원 후
퇴원을 하셨다.
이제부터는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한 시기.
한 달쯤 지난 2024년 1월
수술 직후보다 살도 붙으셨고
먹는 것도 적응을 해 가고 계신다.
살이 완전히 붙는데
적어도 1년은 걸린다고 하니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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