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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후의 삶이 궁금할 때 읽으면 좋은 책(끝난 사람)

은여리 2023. 11.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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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나이가 들기 마련이다.

 

특히 40대를 넘어선

중년의 나이가 되면

서서히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퇴직하기 전에

제2의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느니

미리미리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는 둥

다들 말은 많지만

실제 와닿지 않은 미래의 일이라

적극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나도 어느덧 50대에 접어들었다.

 

며칠씩 연휴가 있을 때면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여기저기 다녀보기도 하지만

하루가 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직장생활 중에야 어쩌다 한 번씩이지만

은퇴 후에는 그러한 연휴가

쭉 계속될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면

은퇴라는 것이 사실 두렵기도 하다.

 

오늘 소개할 책은

이러한 두려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웃프게

이야기하는 책이다.

 

우치다테 마키코의 장편소설

 

 

끝난 사람

 

끝난 사람 표지

 

이야기의 시작은

주인공인 "타시로 소스케"가

정년 퇴임을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이 정년퇴임을

생전 장례식이라고 명명한다.

 

일본 최고의 도쿄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대형 은행에서 출세코스를 달린 그 이지만

마지막 임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자회사로 밀려난 이후

그곳에서 퇴임까지 맞이하는 것이다.

 

퇴임 후 며칠은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역시나 그런 생활을 반복적으로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서히 아내도 귀찮아하는 눈치가 보이고....

삼식(三食)이 생활도 견디기가 어렵다.

 

결국 헬스클럽을 다녀보기로 하지만

그마저도 자존심 때문에

노인들이 많은 낮 시간은 피한다.

 

하지만, 그 마저도 눈치가 보여

낮 시간으로 변경을 하고

나름 재취업에도 도전을 해 보지만

오히려 좋은 학력과 경력이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찾은 탈출구는 대학원 진학.

 

이를 위해 문화센터를 다니기 시작했고,

이곳에서 만난 젊은 여인 "구로"와

나름 짝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그 와중에 헬스장에서 알게 된

30대 젊은 친구로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작은 회사의

고문직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퇴직 후 9개월 만에 재취업을 하게 된다.

 

그러나 사장의 급사로 인해

뜻하지 않게 사장직에 앉게 되고

그로부터 1년 뒤

천재지변과 같은 사태로 인해

회사는 부도를 맞이하게 된다.

 

당연히 사장인 주인공이

엄청난 회사 부채를 떠안게 됐고,

이로 인해 부인과의 갈등은 깊어져만 간다.

 

그렇게 죄인 아닌 죄인생활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주인공은

모교(고등학교) 야구부의

결승진출 응원을 위해 고향을 방문,

그곳에서 만난 동창들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보게 되고

귀향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다.

 

물론, 도쿄가 고향인 부인과의 갈등은

불 보듯 뻔한 것이었기에

귀향을 선언한 이후

아내로부터 "졸혼"통보를 받게 된다.

 

결국 그는 남은 여생을

고향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살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듯하여

깊이 몰입할 수 있었던 이야기다.

 

구로라는 젊은 여인과의 썸 부분을 읽을 때는

다 늙어 주책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남자로서도 끝난 사람이고 싶지 않았다는

주인공의 마음을 공감하게 되었다.

 

서글프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면서

애잔한 느낌을 가지게 하는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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