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어있던 땅에서 새싹이 돋은 지 얼마지 않아 벚꽃이 온 도시를 물들였다. 이상기온 현상으로 예년보다 일주일 빠르게 피었다지만 그래도 좋았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외출을 내고 병원을 다녀오는 길 문득 고개를 들어 거리를 보니 온통 꽃 길이었다. 어차피 외출을 내고 나와 시간도 남았겠다... 근처 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남들이 일 할 때 갖는 혼자만의 여유는 그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는데 꽃까지 만발해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로부터 얼추 보름이 지났다. 병원 재방문 후 걷는 길.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벚꽃이 만발했던 길엔 색색의 영산홍이 가득 찼고, 가로수길은 초록 가득한 잎들로 무성하다. 조금만 더 지체하면 이내 짙푸른 잎으로 바뀔 태세라 급히 카메라에 담아본다.